서론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유능하고 부지런하고 충성스러운 관료로 나왔다면, 《삼국연의》에서는 제갈량에게 어느 정도 세속을 초월한 신선스러운 이미지를 덧붙였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런 면모는 사륜거, 학창의, 윤건, 백우선과 같이 범상치 않은 아이템에서도 드러납니다. 이것들은 《삼국지》에 나온 것이 아니고, 《삼국연의》에서 등장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삼국...
예전에 이런 트윗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기린+파랑, 바람+까망, 번개+빨강, 용+밤색, 서리+하양, 사자+누렁처럼,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동물의 이름을 지을 때 비유+색깔 패턴이 흔했던 것 같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자 《서경잡기》에 서한 문제의 명마 이름으로 자연류紫燕騮[제비+검붉은 말], 녹리총綠螭驄[용+희푸른 말]이 나오네요.https://t.co/Z...
‘조적’이라는 칭호 예전에 ‘삼국지’를 기반으로 창작된 작품을 읽을 때 조조를 ‘조적’이라고 칭하는 것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한자를 병기한 경우는 보지 못했지만 대략 조씨 성을 가진 역적[曹賊]이겠거니 하고 짐작했습니다. 딱 보아도 연의에 나올 것 같은 표현이라서, 《삼국지》 원문을 읽기 시작할 때는 굳이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안 나오...
향香과 차茶는 당대 이래로 문화인의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삼국연의》도 그 이후에 나온 작품인 만큼, 당시의 지식인에 속하는 저자와 편자들도 (최소한 《삼국지》의 시대에 살았던 인물들보다는) 향과 차에 익숙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소양은 《삼국연의》에서 열심히 싸우는 무관들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의에서는 문관 역...
복날 이후 붉어진 얼굴 직전의 시점입니다. 조조는 각반도 안 풀고 쿵쾅거리며 마루로 올라왔다. 초봄에 어울리지 않는 쉰 땀 냄새가 풍겼지만 진궁은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오셨네요.” 마루 바깥으로 잠시 눈을 돌렸다가 조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직 (1) 일중日中도 안 됐어요.” 일찍 왔다고 불평하는 기색은 아닌 것 같아서 조...
《삼국연의》를 읽다가 놀란 점은 사람들이 향을 자주 피운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놀랄 일은 아닙니다. 중국의 향 문화는 북송 시기에 대폭발하고 이후로 일상에 스며들어 이어졌으므로, 3세기 사람 진수의 《삼국지》에 아주 드물게 나오던 향이 14세기 사람 나본의 《삼국연의》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삼국지》에서 향을 피우는 행위에 대한...
《삼국지》에서는, 좀 더 일반적으로는 한나라 때까지는, 자기 자신을 자字로 칭하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유일하다시피 한 사례가 장판파에서 장비가 조조군에게 일갈할 때였습니다(《삼국지 호칭어 소사전》). 이 몸이 장익덕이다. 너 죽고 나 죽자! [身是張益德也,可來共決死!] 이 명대사를 버릴 수 없으니, 나본도 장비가 자기를 자로 부른다는 설정을 《삼국연의》...
01호에서는 《삼국지》의 대사를 《삼국연의》에서 변형 없이 (하지만 좀 뜬금없이) 사용한 사례를 보았고, 02호에서는 같은 대사에서 호칭어 하나만 바뀐 사례를 보았습니다. 03호에서 살펴볼 사례는 좀 복잡해서, 나본 양반의 오리지널 대화로 시작해서 《삼국지》의 내용으로 이어지고, 여기에서 나오는 다양한 호칭어가 일부는 변형되고 일부는 유지됩니다. 진궁이 하...
앞서서 《삼국지》의 대사를 《삼국연의》에서 그대로 옮겨 적은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여기에서는 대사를 변형한 경우, 특히 손책 형제와 주유의 관계에 주목해 보겠습니다. 우선 《삼국지》에서 주유가 군대를 이끌고 손책을 도우러 왔을 때 손책이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내[吾]가 경卿을 얻었으니까 일이 잘 풀릴 거야.” 중요한 장면이니까 나본 양반도 《삼국연의》에서...
얼마 전부터 《삼국연의》를 처음부터 조금씩 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원래 읽던 것은 아니다 보니 저자 나본(자: 관중)의 창작이나 전승보다는 기존 《삼국지》에 나온 장면에 살을 덧붙인 서술에 더 관심이 갑니다. 그중에서도 대화에서 사용하는 호칭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요. 사서 《삼국지》를 처음 읽을 때 가장 놀랐던 장면은 이른바 ‘논영회’였습니다. 조조가 유...
이 글은 호랑이씨 님의 5월 리퀘스트로 작성되었습니다. [보라] 멤버십에 가입하시면 한 달에 한 번 글 리퀘스트가 가능합니다. A: 요堯는 순舜을, 탕湯은 이윤伊尹을, 주周 성왕成王은 주공周公과 소공召公을 삼공三公으로 삼았습니다.B: 그런데 삼공은 뭐죠? 삼공三公이란 천자天子의 신하 중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가리킵니다. 마치 세 개의 직책이 먼저 있었고 그...
이 글은 호랑이씨 님의 4월 리퀘스트 “애제 유흔과 동현의 이야기”로 작성되었습니다. [보라] 멤버십에 가입하시면 한 달에 한 번 글 리퀘스트가 가능합니다. 요堯가 순舜에게 말했다.아, 사랑하는 순아, 하늘이 쏜 운명의 화살은 그대에게 맞았도다. 그대는 하늘의 법을 굳게 잡고 놓치지 마라. — 미야자키 이치사다 해석. 박영철 옮김. (2001). 《논어》....
周雅. 석륵의 참군. 탐관오리. (아님)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